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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네이버 책 최근 밈 현상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밈은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 sh Gene」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언어, 사상, 신념, 태도, 유행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역할을 하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를 일컫는다. 그는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모방을 의미하는 ‘미멤 (mimeme)’을 ‘진(gene, 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어인 ‘밈(meme)’으로 만들었다. 그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 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 에서 뇌로 건너다닌다”고 하였는데 생물학적 유전자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각각의 생명체의 의도와 상관없이 스스로 진화하듯이 문화적 유전자인 밈 또한 모방을 통해 스스로 복제하고 진화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2018). 최근에는 SNS 등에서 문화콘텐츠 놀이 현상 으로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짤 혹은 짤방은 ‘짤림 방지’의 줄임말로 인터넷에 올린 글이 삭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다른 의미 없는 이미지를 같이 올리는 것에서 시작되 었다. 그러다가 점점 재미있고 웃긴 사진이나 영상 등을 올리게 되었고 백 마디 말보다 적절하고 재치 있는 이미지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공 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모티콘이 표정,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면 짤방은 적절한 문구를 첨부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짤은 스마트 폰이 등장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더욱 활성화되었다. ‘못 간다고 전해라’로 알려진 <백세인생>의 가 수 김애란 씨는 수많은 ‘~라고 전해라’의 짤을 탄생시키며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녀가 오랜 무명의 시기를 거쳐 스타로 발돋움한 데에는 네 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짤 하나가 큰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인기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 지상파 방송에 의 출연을 이끌었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나가게 된다. 이달의 이슈 2 밈(Meme) 현상 : 온라인 여가와 놀이 글 : 글 : 백지원 연세대 SSK 고령화사업단 연구원 2020.07

밈(Meme) 현상 : 온라인 여가와 놀이 · 경제학’이 만나 ‘밈노믹스(Meme+Economics)’가 탄생했다. 밈노믹스는 ‘시장’ 원리가 아닌 인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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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밈(Meme) 현상 : 온라인 여가와 놀이 · 경제학’이 만나 ‘밈노믹스(Meme+Economics)’가 탄생했다. 밈노믹스는 ‘시장’ 원리가 아닌 인간이

사진 출처 : 네이버 책

최근 밈 현상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밈은 영국의 생물학자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

sh Gene」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언어, 사상, 신념, 태도, 유행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역할을 하는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를 일컫는다. 그는 그리스어 어근으로부터 모방을 의미하는 ‘미멤

(mimeme)’을 ‘진(gene, 유전자)’이라는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단어인 ‘밈(meme)’으로 만들었다.

그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뛰어

다니는 것과 같이, 밈도 밈 풀 내에서 퍼져 나갈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

에서 뇌로 건너다닌다”고 하였는데 생물학적 유전자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각각의 생명체의 의도와

상관없이 스스로 진화하듯이 문화적 유전자인 밈 또한 모방을 통해 스스로 복제하고 진화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2018). 최근에는 SNS 등에서 문화콘텐츠 놀이 현상

으로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짤 혹은 짤방은 ‘짤림 방지’의 줄임말로 인터넷에 올린 글이 삭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다른 의미 없는 이미지를 같이 올리는 것에서 시작되

었다. 그러다가 점점 재미있고 웃긴 사진이나 영상 등을 올리게 되었고 백 마디 말보다 적절하고 재치 있는 이미지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공

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모티콘이 표정,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이라면 짤방은 적절한 문구를 첨부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짤은 스마트 폰이 등장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이용이 급증하면서 더욱 활성화되었다. ‘못 간다고 전해라’로 알려진 <백세인생>의 가

수 김애란 씨는 수많은 ‘~라고 전해라’의 짤을 탄생시키며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녀가 오랜 무명의 시기를 거쳐 스타로 발돋움한 데에는 네

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짤 하나가 큰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인기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놀라운 대회 스타킹 등 지상파 방송에

의 출연을 이끌었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나가게 된다.

이달의 이슈 2

밈(Meme) 현상 : 온라인 여가와 놀이글 : 글 : 백지원 연세대 SSK 고령화사업단 연구원

2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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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지코 인스타그램

최근 ‘챌린지’ 열풍은 짧고 인상적인 영상에 즉각적이고,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밈 문화를 반영한다. 올해 초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

는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지코의 노래 ‘아무 노래’에 맞춰 15초 동안 춤추는 영상은 이효리, 강한나, 크러쉬, 마

마무 화사, 청하 등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 사이에서도 퍼져 큰 인기를 얻었다. ‘아무 노래 챌린지’ 영상은 처음 보는 사람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신나게 춤과 노래를 즐기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참여를 이끌면서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그리

고 이러한 열풍에는 새로운 문화 성향과 틱톡과 같은 글로벌 영상 플랫폼의 발달도 뒷받침하였다.

현재 ‘챌린지’ 열풍은 유쾌한 놀이에서 공익의 의미를 담은 운동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시작한 ‘덕분에 챌린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메시지를 올리면서 시작되었고, 많은 인사가 참여하여 관심을 끌었다.

그밖에 화훼 농가를 위한 ‘부케 챌린지’, 독립·예술영화와 상영관을 응원하는 ‘독립예술영화관 챌린지’ 등 공익적 의미를 담은 캠페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밈이 단순히 유희를 추구하고 기성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콘텐츠 생산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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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의미를 가진다.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CF 등 영상물이 생산한 이미지를 재가공, 재생산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파급력을 가지게 된 밈

은 온라인을 넘어 방송·유통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방송에서 생산한 콘텐츠가 밈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이러한 현상을 방송과

기업에서 역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밈 현상은 새로운 문화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콘텐츠 생산 방식과 주도권이 개인,

1인 창작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도 큰 몫을 한다. 과거에는 대중이 일방적으로 방송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존재였다면, 유

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의 발달로 대중에게도 적극적인 문화 생산의 장이 마련되었다. 이는 일반 대중들의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문화가 수직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구조를 완화시킴으로써 문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다.

비의 ‘깡’은 밈 현상의 대표적 사례라 볼 수 있다. 최근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에서 가수 비가 2017년에 발표한 노래 ‘깡’이 다시 열풍을 일

으키고 있다. ‘깡’은 비가 데뷔 15주년을 맞아 미니앨범 ‘마이라이프애(愛)’에 타이틀 곡으로 수록한 곡이다. 당시에 노래 ‘깡’은 주목받지

못했지만 2019년 초부터 다시 조명을 받았다. 처음 ‘깡’에 대한 관심은 유튜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 영상에 댓글이 허용되면서 시작되었다

. 유튜버 영상에는 하루에 한 번 필수적으로 시청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1일 1깡’, 깡을 자주 보는 팬덤을 일컫는 ‘깡팸’, 유튜브 영상 추

천 알고리즘에서 깡 노래를 계속 추천해주는 ‘깡고리즘’, 비의 팬이 비가 자제해줬으면 좋겠는 20가지 리스트 ‘시무 20조’ 등 재치있는 댓

글이 달리면서 더 각광 받고 유행이 되었다.

사진 출처 : 네이버TV 공식 채널

소비자들이 비의 ‘깡’을 본격적으로 재생산한 계기는 2019년 11월 유튜브 채널 ‘호박전시현’에 1일 1깡 여고생의 깡 커버 영상이 게시되

면서이다. 그리고 2020년 3월에 10~20대 사이에서 인기 있는 유튜브 채널 ‘예랑가랑’이 패러디 영상을 게시하면서 열풍을 이어갔다. 이

러한 비의 ‘깡’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 상에서 춤과 노래를 모방하며 노는 유희 문화이며, 그 안에 희화화의 의미가 내포한 반응도 있으나 네

티즌들은 이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 가수 비 역시 ‘놀면 뭐하니?’에 출현하여 “더 놀아주셨으면 좋겠다”

고 웃었다.

비의 ‘깡’에 대한 관심은 네티즌의 흥밋거리를 넘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의미로 확대되어 이어지고 있다. 깡이 화제가 되고 난 후 유튜

브에는 ‘깡’과 관련된 영상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면서, 공공기관에서도 사회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법을 빌려 지역사회 홍보에

활용했다. 공공기관 공무원들은 특정 메시지를 담고 ‘깡’을 재가공하여 유튜브에 게시하였다. 여주시(청) 공식유튜브 채널에서는 산불조심

촉구를 위한 영상을 비의 ‘깡’을 패러디하여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오학동 행정복지센터 신(新) 청사 언박싱 영상에서 비의 ‘

Hip song’과 ‘깡’ 춤을 함께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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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놀면 뭐하니? 인스타그램

‘깡’ 노래로 해남군 유튜브 채널에서는 긴급재난금 신청 관련 영상을 제작하였고, 충주시는 수안보 특산물 꿩 홍보 영상을 ‘1일 1꿩’으로 패

러디하여 게시하였다. ‘깡’ 열풍은 대중에게 2년 전에 종영한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함께 하는 ‘놀면 뭐하니?’에서 90년대

레트로 감성으로 만든 혼성그룹에 비를 영입하면서 일반 대중에게도 확산되었다. 현재 유튜브에 게시된 ‘깡’ 뮤직비디오는 1,500만 뷰를

넘어섰고, 연예인들도 비의 ‘깡’ 인기에 함께하고 있다. 가수이자 공연예술가 팝핀현준(본명 남현준), 스트릿 댄서 제이블랙(J Black)과 마

리(Mmary), 에이핑크 멤버 오하영과 비투비의 서은광, 시크릿의 전효성 등이 동참하였다. 전효성은 라디오스타(673회)에서 ‘깡’의 커버

무대를 선보이고, 유튜브 채널에 1분 55초 분량의 댄스 커버 영상을 올려 10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밈은 대중문화의 수준을 넘어 기업 마케팅에 접목되었다. 대중이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 오히려 더 쉽게 마케팅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대중이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로 변모함을 보여준다. 과거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영화 등에서 사용되었

던 노래와 대사가 SNS를 통해서 대중에 의해 재평가받기 시작하더니 재가공, 재생산을 넘어 방송가와 유통가까지 뒤흔들고 있다. ‘밈’과 ‘

경제학’이 만나 ‘밈노믹스(Meme+Economics)’가 탄생했다.

밈노믹스는 ‘시장’ 원리가 아닌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의 프리즘을 통해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 경제를 예측하는 21세기 경제시스템이

다(밈노믹스, 2014). 기업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앞다투어 밈 열풍을 활용하고자 한다. 특히 최근에는 MZ세대(1980년생

부터 200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

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다양한 밈 현상을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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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대표 스낵 '새우깡'과 가수 비의 6집 타이틀곡 '깡' 로고를 합성한 이미지.

사진 출처 : 농심

농심은 비의 깡 신드롬을 활용하고자 대표 과자인 새우깡의 모델로 비를 낙점하였고 CU는 1일 3깡 이벤트를 열어 깡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과자 2개와 숙취해소제를 함께 판매하는 2+1 판매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비와 함께 김영철의 ‘사딸라’,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도 밈노

믹스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배우 김영철은 2002년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성인 김두한 역으로 출연하였다. 드라마에서 미국인

을 상대로 ‘사딸라’를 외쳤던 김영철은 버거킹 CF에서 햄버거 가격을 사딸라에 흥정하는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이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김두한식 극딜협상’으로 큰 화제가 되었던 현상을 반영한다. 배우

김응수는 2006년 영화 ‘타짜 1’에 곽철용 역으로 출연하였고, 극 중 대사에서 “묻고 더블로 가”와 “마포대교는 무너졌냐?”라는 대사가 뒤

늦게 SNS 상에서 짤로 인기를 끌었고, 각종 패러디가 쏟아졌다. 배우 김응수는 곽철용 역할과 대사를 활용하여 CF를 다수 촬영하였고. 광

고 출연도 100여 건이 넘게 제안 받았다고 밝혔다. 네티즌과 기업의 합심은 외국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HBO에서 방영된 드라마 <왕

좌의 게임>은 시즌8의 4번째 에피소드에서 에밀리아 클라크(대너리스 타르가리엔 배역) 앞의 테이블에 스타벅스와 유사한 종이컵을 실수

로 노출하였다. 왕좌의 게임은 가상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에 이 장면이 포착되어 엄청난 패러디가 양

산되었다.

실제로 반영된 일회용 컵은 노던 아일랜드 밴브리지에 있는 로컬 커피숍의 일회용 컵이었으나, 당시 시청자들은 이를 스타벅스 일회용 컵으

로 오해하여 주인공 대너리스를 스타벅스 점원으로 둔갑시키거나, 스타벅스 매장 안내판을 드라마 장면에 합성한 짤을 만들어 공유하였다.

또한 스타벅스 측에서는 ‘TBH we're surprised she didn't order a Dragon Drink’라고 SNS를 통해 유쾌한 반응을 보였고, 뜻밖의 P

PL로 약 23억 달러의 광고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진 출처 : 농심 캘로그

얼마 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던 농심 켈로그 ‘파맛 첵스’의 탄생은 지난 16년 동안 온라인에서 꾸준히 소비되었던 밈이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며 화제를 모은 사례다. ‘파맛 첵스’의 탄생 배경은 2004년에 실시된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

004년 농심 켈로그에서 자사의 시리얼인 첵스초코 홍보를 위해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라는 이벤트를 실시하였다. 초코맛의 ‘체키’와

파맛의 ‘차카’가 출사표를 던졌고 체키가 승리할 경우 밀크초코맛 첵스를, 차카가 승리할 경우 파맛 첵스를 출시하기로 하였다. 어린이에게

인기가 있을 첵스초코의 홍보를 위한 의도된 이벤트였지만 사측의 예상과 달리 파맛 차카가 승리하자 무효표 처리와 추가 투표를 통해 체키

의 당선으로 결정지었다. 당시 네티즌은 해당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파맛 첵스는 밈화되었고 재밌는 짤들을 생성하며 오랜 시간 회자되어 왔다. 체키를 독재자로 표현하며 장기집권 반대 짤

을 생성하거나 새로운 맛의 첵스 상품(아몬드, 딸기, 요구르트, 마시멜로 등)을 차카의 민주화 운동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표현하며 밈 현상

은 지속되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채널 등에서 파맛 첵스를 출시하라는 요구 역시 지속되었고 마침내 제품 출시를 알리며 바이럴 예

고 영상을 공개하자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바이럴 예고 영상은 공개 이틀 만에 조회 수 14만 회를 기록했고, 파맛 첵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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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소개하는 동영상 역시 공개 4일째 50만 회를 기록했다. ‘파맛 첵스’가 부정선거의 논란을 딛고 제품 출시로까지 이어지면서 대표적

인 마케팅 실패의 사례에서 밈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모습이다.

과거 콘텐츠 생산자들은 수동적이고 객체화된 소비자들을 소구하였다면, 소셜 시대의 콘텐츠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참여자들을 전제하고

있다. 여기에서 소셜한 콘텐츠의 경쟁력이 발생한다.(텔레비전 콘텐츠 마켓과 글로벌 프로듀싱, 2012) 앞으로 기업들이 마케팅 전략을 구

축하는 데 있어 온라인 상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억지스럽거나 무분

별한 사용은 네티즌의 반감을 오히려 유발한다.

최근 한 업체가 ‘깡’ 신드롬을 반영하여 가수 비의 허락없이 특정 상품을 패러디하여 SNS에 사진을 게시하였다가 네티즌의 큰 반감을 산 사

례가 있다. 이는 밈의 배경이나 맥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도가 높은 만큼 마케팅에 밈을 활용할 때 깊은 이해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문화

생산자로서의 경험은 또한 한 단계 발전된 문화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기대 또한 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소개필자소개

백지원은 연세대학교에서 의료사회학을 전공하고, 활동적인 고령화를 사회연결망으로 접근하여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SSK 고령화 사업단에서 연구원으로 참여하여 고혈압, 우울증, 허약 등

고령자의 건강증진을 위한 사회적 관계를 밝히고자 한다.

참고문헌참고문헌사이드 돌라바니. (2014) 『밈노믹스』. 박세연 역. 엘도라도-

리처드 도킨스. (2018)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홍영남·이상임 역. 을유문화사. 364page.-

배기형. (2012) 『텔레비전 콘텐츠 마켓과 글로벌 프로듀싱』. 커뮤니케이션북스-